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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로 본 세상이야기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화두 일기가성 유감 이명박 대통령이 2011년 신묘년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사자성어로 일기가성(一氣呵成)을 선정했다. 일기가성이란 16세기 중국 명나라 시인 호응린(胡應麟)이 시 평론집인 에서 두보(杜甫)의 작품 를 평하며 사용한 표현으로 ‘문장의 처음과 끝이 일관되고 빈틈없이 순리에 따라 짜여 있다’는 뜻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성어를 ‘일을 단숨에 매끄럽게 해내듯이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미루지 않고 이뤄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말연시의 사자성어 화두는 대개 유력 정치인들이 과거 한학에 밝은 시인묵객들의 과세 풍습을 흉내 내 그럴듯한 함의를 과시하는 풍류로 활용되어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전문 정치가가 아니었음에도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후 줄곧 사자성어를 제시해왔다. 이 대통령은 2007년에는 ‘백성이 .. 더보기
국회 날치기는 속도전 철학에 물든 이명박대통령의 책임 한나라당이 민주당 등 야당의 반대속에도 불구하고 8일 국회에서 예산안과 각종 법안들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제 단독처리라는 ‘날치기 통과’는 이명박 정부 들어 연례행사로 정착돼버린 것 같다. 벌써 세 번째다. 그런데 올해의 경우에는 예년의 경우에 비해 한나라당의 전술과 기세가 남달랐다. 과거에는 그래도 야당과 협상하는 시늉이라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거의 군사작전을 방불하는 기민한 처리술을 보여줬다. 올해에는 과거와 달리 계수조정소위조차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통과를 강행했다. 더구나 이번에는 단순히 새해 예산안만을 단독 통과시킨 게 아니라 그간 현안으로 걸려있던 민감한 문제법안까지도 끼워넣기식으로 함께 통과시켰다. 이왕 욕을 먹을 바엔 한꺼번에 먹는 게 낫다는 계산이었을까? 특히 이번에 통과된 ‘친수구역.. 더보기
위키리크스와 위기에 선 대북정책  요즘 라는 폭로전문 웹사이트가 새롭게 들춰낸 미국 외교문건 파동을 보면서 칼럼 한 편이 떠올랐다. 평소 다양한 현장 취재경험을 바탕으로 현상의 이면을 꿰뚫는 깊이 있는 칼럼을 써온 이영성 한국일보 부국장이 10월2일 한국일보 에 게재된 란 문제적 글이 바로 그것이다. 이 부국장은 이 글에서 1990년 10월 2일 독일 통일 공식 선포 전야제의 모습을 전하면서 분단 한국의 현실을 떠올린다. 그는 “(현재)철저한 대북 봉쇄로 북한의 경제난을 가중시켜 괴멸시키자는 노선도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북한을 엄호하는 중국이 있기 때문이다”고 전제하고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 군대가 진주한다면 속수무책이다. 독일 통일 때 결정적 키를 쥐고 있던 소련은 붕괴 직전이었고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열린 지도자였.. 더보기
거대중국의 부상에 손 놓고 있는 한국외교의 실상과 허상  지난달 12일 서울 COEX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마지막 행사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장. 미국 기자들의 질문만 받던 오바마 대통령은 30여분이 가까워오자 “마지막 질문 기회는 한국 언론에 주겠다”고 말했다. 한국 기자들이 잠시 멈칫하는 순간 앞줄에 앉아 있던 중국중앙방송(CC-TV)의 루이청강(芮成鋼)이 손을 들고 유창한 영어로 "난 중국인이지만 아시아를 대표해 질문하겠다"고 나섰다. 당황한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주었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루이는 "한국 기자들이 괜찮다면 질문을 하고 싶다"고 버텼다. 거듭되는 실랑이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자의 질문이 없자 오바마 대통령은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간다"며 불편한 표정을 짓곤 결국 루이에게 질문권을 줬다.. 더보기
티파티와 피자파티, 정용진과 문용식  야당인 공화당의 압승으로 끝난 이번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최고의 화제를 모은 것은 단연 ‘티파티(Tea Party)’였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욱일승천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기세는 중간 선거의 패배로 개혁정책의 지속은 물론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의 승리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번 선거에서 티파티가 도움을 준 후보 중 60여 명이 연방 상·하원에 진출했다.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짐 디민트(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의원과 랜드 폴(켄터키주),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주) 후보가 대표적인 경우다. 티파티의 표적이 됐던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천신만고 끝에 겨우 당선에 성공했다. 티파티의 유래는 1773년 영국과의 독립전쟁 당시 보스턴에서 발생한 '티파티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 더보기
대통령은 천신일을 당장 불러들여야 지방선거 참패로 위기에 처했다가 ‘공정사회’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기사회생한 이명박 정부가 최근 대통령 친구가 연루된 사건으로 다시 벼랑 끝에 섰다. 다름 아닌 천신일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천신일이 누구인가. 박연차 게이트 이후 또 다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7)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현 정권의 실세라 한다. 경남고 졸업 후 1961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천 회장은 농촌봉사 동아리인 ‘한국농어촌문제연구회’ 회장을 지내며 입학동기로 상과대 학생회장이던 이 대통령과 처음 만났다. 이후 한·일국교정상화 반대를 이슈로 한 이른바 6·3사태의 주역으로 함께 활동하며 우정을 쌓았다. 햇수로 치면 거의 반세기에 걸쳐 인연을 맺은 죽마고우임이 분명하다. 대학졸업 후 현대.. 더보기
국회의원님들만의 VIP노령연금 당장 철회돼야  2007년4월은 우리나라 사회복지사상 획기적인 날로 기록돼있다. 이날부로 ‘기초노령연금법’이 공포됨에 따라 비록 소액이기는 하지만 65세 이상의 전체 노인 중 소득과 재산이 적은 60%이상의 노인들에게 매달 일정액의 연금이 지급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급 대상자는 매월 소득 인정액이 배우자가 없는 경우는 40만 원 이하, 부부의 경우에는 64만 원 이하인 노인들이다. 수급자로 선정되면 노인 단독의 경우에는 최대 8만 3,640원을 받고, 부부인 경우에는 20%를 감액한 13만 3,820원을 받는다. 당시 노무현정부는 이 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평생 국가의 발전과 자녀들 양육에 헌신하느라 자신의 노후를 대비할 겨를이 없었던 노인들의 생활안정에 도움을 주기위해 마련한 제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더보기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논란과 노무현 탄핵사태  일요일이던 지난 22일 낮 주말 뉴스거리를 챙기던 정치부기자들은 청와대에서 흘러나온 깜짝 놀랄 소식을 접하고 동분서주해야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으로 알았던 하루 전 토요일(21일)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에서 비공개 오찬회동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 대통령과 박 전대표의 회동은 그간 여권 내부에서 필요성성만 거론돼왔을 뿐 성사여부가 불투명했던데다 회동 시기도 미묘해 단연 주목을 끌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은 2007년 대선 이후 이번이 6번째이지만 지난해 9월 박 전 대표가 특사자격으로 유럽을 방문하고 돌아와 귀국보고를 한 이후로는 처음이니 무려 11개월 만의 만남이었다. 이날 둘의 회동은 두 가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배석자없는 둘만의 단독회동이었다는 점과.. 더보기
인사청문회 이중잣대 그만둬야 “코미디 프로그램도 이만큼 웃기지는 못할 것이다.” 이번 주에 진행되고 있는 ‘8·8개각 인사청문회’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오가는 말이다. 이번 개각은 여러모로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처음 뚜껑이 열렸을 때 모두들 40대 총리의 발탁 등 나름대로 의미있는 카드에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2주일만에 이번 개각은 이명박정부들어 가장 최악의 개각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각 후보자들의 불법과 비리, 개인적 흠결 등이 줄을 잇고 있다. 위장전입과 투기성 부동산매매, 재산허위신고는 필수사항이요, 논문표절과 스폰서 관행도 양념으로 곁들여졌다. 이로 인해 이번 개각에 대한 기대감은 한순간에 실망감으로 뒤바뀌고 있다. 이번 개각에 기대를 가졌던 것은 비단 필자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번 개각은.. 더보기
겉치레 인사청문 뭐하러하나 문민정부라 불리는 김영삼정부가 막 취임한 1993년 3월. 당시 한국일보 시경캡이던 나는 하루하루를 거의 뜬 눈으로 지새야했다. 시경캡이란 각종 사건을 다루는 사건기자의 팀장을 일컫는 언론계의 용어다. 30여년을 지속해온 군부독재정권을 종식시키고 들어선 김영삼정부는 출범부터 의욕적인 사회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다. 그런데 문민정부가 시동을 건 개혁의 시동은 정말 엉뚱하게도 언론으로부터 불이 지펴졌다. 새 정부가 발표한 신임 각료들에 대해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인사검증보도에 나선 것이다. 언론의 인사검증 경쟁은 ‘깨끗한 정부, 깨끗한 사회’를 기치로 내건 문민정부의 실체를 해부해보겠다는 언론인들의 직업의식과 오랜 시기동안 정부로부터 억압받아왔던 언론인들이 모처럼 주어진 언론자유를 향유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가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