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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로 본 세상이야기

이런 정치하려면 차라리 사회통합위원회는 간판 내려야 '사회를 통합한다'는 거창한 명분아래 이명박 정부들어 또 하나의 위원회가 설립됐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3일 대통령 소속 자문기구로 사회통합위원회를 설립했다. 참여정부 시절 걸핏하면 참여정부를 '위원회공화국'이라며 비난을 퍼붓던 한나라당 정부가 지난 해 11월 세종시민관합동위원회를 설립한 데 이어 또 다시 초대형 위원회를 만든 걸 보니 이명박 정부의 사회통합에 대한 집념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명박 정부가 대통령직 인수위시절 참여정부의 각종 위원회를 행정낭비의 표본이라며 대대적인 통폐합을 해놓고 집권 2년차에 슬며시 각종 위원회를 세우고 나서는 걸 비난할 생각은 없다. 어차피 정권을 책임진 집단으로선 그에 걸맞게 행정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각종 방안을 궁리하게 마련이고 이를 위해 필.. 더보기
이명박 대통령의 가시적 성과 집착증  역시 건설회사 사장출신답다. 그야말로 불도저식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방식을 보면서 드는 느낌이다. 이 대통령의 인생역정을 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포착된다. 이 대통령은 24살 때인 1965년 현대건설에 입사 한 후, 20대 후반에 이사, 30대에 사장, 40대에 현대건설 회장을 지냈다. 개발도상국가였던 60년대엔 실상 변변한 기업이라고는 섬유회사 정도여서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에 입사한 것은 자연스런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약 27년여에 걸친 현대건설에서의 삶은 이 대통령의 철학과 삶의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건설업은 성격적으로 화학공업이나 기계공업 혹은 전자산업과 현격히 다른 속성을 지닌 산업분야다. 건설업의 성패는 공사를 얼마나 빨리 완공하느냐에 달려있다. 공기단축을 .. 더보기
4대강 사업과 세종시 건설사업  이명박 정부가 지난 해 출범했을 때 필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새 정부가 과연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할 것인지였고, 또 하나는 참여정부가 기공식까지 해놓은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를 역시 당초 원안대로 건설할 것인지였다. 이 같은 관심은 호기심 차원의 관심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의구심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최근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 불행하게도 필자의 불안한 예감이 적중해가는 듯 하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당시 이명박 후보의 공약사업이었던 한반도 대운하사업과 노무현 참여정부가 전력투구해 시동을 걸었던 세종시 건설사업을 잘 살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우선 두 사업 모두 당초 원안에서 변질돼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런데 형식이 변질됐다는 점에선 유사하지만 .. 더보기
비겁한 놈, 한심한 놈, 불쌍한 놈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언론관련법 권한쟁의심판 청구소송'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역시 우려하던 대로 내려졌다. 방송법 등 무효확인 청구가 기각된 것이다. 헌재의 결정 내용을 요약하자면 절차상의 위법성은 있으나 법률을 무효로 할 정도로 중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정문을 자세히 읽어 보면 헌재재판관들이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다. 이를테면 이런 대목이다. “권한이 없는 사람에 의한 임의의 투표행위나 대리투표로 의심받을 만한 행위 등 극히 이례적인 투표행위가 다수 확인됐다.” “표결 과정에서 표결의 자유와 공정이 현저히 저해돼 결과의 정당성에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있다.” 재판관들은 머리를 싸매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허다한 위법성을 확인했다. 특히 일사부재의 논란과 관련해서는 과반수가 넘는5.. 더보기
다시 국격을 생각한다  내년 G20정상회담의 한국 개최 성사를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이 잇달아 '국격'을 거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국격을 언급한 것은 벌써 대여섯 차례나 된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이제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변방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됐으니 G20 회의를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기회로 삼자"는 것 쯤 될 터이다. 이번에 G20정상회담을 한국에 유치한 것은 정말 축하할 만한 경사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국격을 높이자는 이 대통령의 취지도 이해한다. 하지만 이 같은 말의 성찬에 함께 박수를 치기에는 뭔가 허전하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냉정하게 따져보면 국제회의 개최 하나로 국격이 높아진다는 발상이 너무 저차원적이라는 게 그 첫째 이유다. 한국은 이미 서울올림픽과 월드컵 등 지구촌 최대의.. 더보기
서울 강남구 호화주민센터와 전남 완도군  서울 강남구 도곡1동에 뮤지컬 전용극장과 실내 골프연습장, 헬스장 등 문화·체육시설이 갖춰진 총 공사비 855억원짜리 호화 주민센터(과거의 동사무소)가 들어선다 해서 온나라가 시끌벅적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는 도곡동 옛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터(2,812㎡)에 지하 5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4,443㎡ 규모의 새 도곡1동 주민센터를 오는 12월 착공한다는 것이다. 도곡1동 주민센터에는 공사비 573억원, 설계비 24억원, 감리비 23억원 등 강남구 예산 623억3,1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올 2월 지하 1층, 지상 13층 규모로 개청한 울산시의 신청사 건축비 636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부지 구입비 232억원까지 합하면 도곡1동 주민센터의 전체 건립비용은 855억원에 이른.. 더보기
지자체, 공공기관 상타기 경쟁 너무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5일 주목할 만한 보도자료를 냈다. 언론사·언론단체들이 돈벌이를 위해 제정한 유명무실한 상을 받으려고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지출한 예산이 최근 2년 동안 무려 28억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상을 받기위해 5,000만원 이상 지출한 지자체만 해도 광역 8개, 기초 14개 등 22개 기관이나 됐다. 심지어 8,000만원 이상 지출한 곳도 있었다. 국민권익위 조사결과 지자체를 상대로 운영 중인 58개의 상 가운데 9개를 제외한 49개가 언론사·언론단체들이 주최·주관하는 상이었고 경영·의정대상, 브랜드대상, 환경대상 등 명목은 다양했지만 대부분 광고수익을 목적으로 만든 그저 그런 상들이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이 상을 받기위해 주관사에 돈을 주고 사전로비를 했고, 한국언론.. 더보기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왜 오를까?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이어가더니 마침내 50%를 넘어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가 지난 6일 전국의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9월에 비해 8.2% 포인트 오른 54.3%였고, 부정평가는 39.4%였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제는 국정운영에 자신감과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적 국면으로 진입했음은 확실한 것 같다. 리서치앤리서치의 조사결과 추이를 보면 촛불사태 이전인 지난 해 4월 59.5%를 기록했다가 촛불시위가 점화된 5월에는 29.3%로 급전직하했다. 이후 5월에 역대 최저치인 22.6%로 빠졌다가 23.2%(6월), 28.5%(7월), 28.9%(8월)을 기록했다. 이어서 30% 중후반대를 .. 더보기
청와대의 오버와 기자단의 과공(過恭) 최근 언론계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이명박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거의 무조건 "잘하는 일"이라며 박수를 쳐대던 보수언론, 특히 가장 소신있게 정부를 추켜세우던 조선일보가 청와대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조선일보는 1일자 신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 때 '세종시 관련 질문 누락 사건'을 거론하며 청와대와 기자들을 싸잡아서 힐난했다. 조선일보는 이라는 사설에서 “대통령 회견은 대통령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말하는 자리인 동시에 국민이 대통령에게 묻고 싶어 하는 것을 언론이 국민을 대신해 물어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것이 언론사 기자들의 소임이다. 그러나 청와대 기자들, 바로 한국 언론은 이날 그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청와대는 회견에 앞서 '대통령에.. 더보기
정운찬 총리가 사는 길 논란 끝에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웬지 허탈하고 씁쓸하다. 세상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더니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불행하게도 이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걸 이번 정 후보자의 청문회를 보며 새삼 실감했다. 내가 아는 정 후보자는 여러모로 호감이 가는 사람이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쿨한사람', 요즘 유행어를 빌자면 '엣지있는 사람'이랄까. 그를 처음 본 건1980년대 초 서울대학교 캠퍼스에서였다. 내가 군복무후 대학에 복학했을 때 젊은 정운찬 조교수의 경제학강좌는 비단 일반 모범생 뿐 아니라 학교 공부와는 담을 쌓은(?) 운동권 학생들에게도 들어볼만 한 강의로 입소문이 돌았다. 특히 그의 경제학원론은 꽤나 성가가 높아 항상 강의실이 넘쳤다. 그는 자신의 전공분야인 화폐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