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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로 본 세상이야기

윤창중을 인수위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한 것은 언론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 멤버에 대한 첫 인사가 발표됐다.
인수위 비서실장으로 유호일 의원이 선임된 것은 그가 겉으로 알려진 것보다는 핵심 친박계 실세였다는 점과 정치적 이념성보다는 경제전문가라는 점 등에서 큰 무리가 없어보였다.
하지만 수석 대변인으로 임명된 윤창중씨는 언론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막말 폴리널리스트여서 아연실색을 금할 수 없었다.
그는 날 잘 알지 모르지만 난 그를 잘 알고 있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도저히 '언론인'이라는 명칭을 붙일 수 없는 인물의 전형이다.
그는 세계일보 정치부 기자로 일하다 1992년 노태우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 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저기가 담당하던 정치권으로 옮겼으면 이미 순정한 언론인... 정신은 더럽혀진 뒤임은 당연지사. 제 정신인 사람이라면 다시 언론계로 돌아와서는 안된다는 게 이 업계의 최소한의 도덕율이다. 하지만 그는 다시 세계일보 정치부로 복귀했다. 당시 언론계에서는 그의 후안무치와 그를 다시 받아준 세계일보의 행태에 대한 비난이 들끓 었다.
권력의 맛이 달콤해서였을까? 그는 또다시 1997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캠프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가 낙선하자 게이오대학 방문연구원으로 있다가 귀국한 후 다시 문화일보에 입사, 정치담당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당시 그는 '오후여담'이란 타이틀의 기명칼럼을 통해 극우보수편향적 언설을 마구 설파했다.
그는 이 칼럼에서 우리 언론사에서는 차마 볼 수 없는 조악하고 거친 막말을 종횡무진으로 구사해 동료 논설위원들을 부끄럽게했다. 내가 보기엔 우리 언론사에서 가장 품위와 격조가 없는 글이다. 퇴직후에는 ‘윤창중의 칼럼세상’이란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그야말로 봇물터지듯이 극우적인 논조의 쓰레기같은 칼럼을 쏟아내며 박근혜 후보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그의 행보는 언론계→민자당→언론계→한나라당→언론계→새누리당 순으로 변신한 셈인데 이는 역시 우리 언론계의 기록일 것으로 보인다.

그의 막말 시리즈는 '윤창중의 칼럼세상'이란 블로그에 적나라하게 나와있어 굳이 인용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인수위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모독이다. 윤봉길 의사에게 독립했으니 문화관광부 장관 하라는 거하고 똑같은 것”이라고 반박했던 그가 하루만에 말을 뒤집고 입이 마르도록 추켜세웠던 박근혜 당선인의 품에 안겼다는 점은 그의 이율배반적 품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하여 난 이렇게 단언한다. 윤창중 같은 인사를 발탁한 점으로 미루어 볼때 이제 박근혜의 후속 인사는 보나마나 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