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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형

백천(百川) 조세형과 화이부동(和而不同) 1956년6월27일 서울 경무대(현재의 청와대) 제1응접실에 마련된 기자회견장. 1달 반전에 치러진 제3대 정·부통령 선거에서 해공(海公) 신익희선생의 급서로 가까스로 대통령에 다시 당선된 이승만 대통령의 얼굴은 그다지 편치 않아 보였다. 한 외국기자가 물었다. "공산당과 일본 중 어느 편이 한국이나 자유세계에 위험한 존재라고 보십니까?" 이 질문은 북진통일론을 주장하면서도 "만일 일본군이 우리를 돕겠다며 한반도에 발을 디딘다면 총부리를 돌려서라도 일본인들과 먼저 싸울 것"이라는 식의 극단적 반일감정을 지닌 이 대통령의 입장에 시비를 걸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었다. 가소롭다는 듯이 건성으로 이 질문을 넘긴 이 대통령은 이어 국내정치로 말머리를 돌려 야당과 언론을 맹비난하기 시작했다. 기자회견장은 일순 싸늘.. 더보기
조세형 전 고문의 명복을 빌며 조세형 전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이 17일 타계했다. 그렇지 않아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강희남 목사의 서거에 황망하던 차에 조 고문의 급서 소식에 또 다시 슬픔에 잠긴 사람은 비단 나 뿐만이 아이었을 것이다. 정치권 뿐 아니라 조 고문이 전북의 큰 인물이었기에 전북의 많은 인사들도 비통에 잠겼을 것으로 짐작된다. 고인은 언론계와 정계를 넘나들며 특유의 너그러움과 유머감각, 그리고 날카로운 풍자로 삭막한 세상에 윤기를 더해주던 정말 향기나는 멋쟁이였다. 그의 풍모를 엿볼 수 있는 일화 한가지. 1956년 경무대 기자회견장, 26살의 젊은 기자 조세형이 이승만 대통령을 향해 힐난하듯 질문했다. "대통령께서는 자유당의 실세 이기붕 국회의장이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사건을 알고 계십니까?" 회견장은 일순 물을.. 더보기